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POSTECH)은 이문호·박수문 화학과 교수와 김오현 전자전기공학 교수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플라스틱 신소재'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고성능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소자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은 '고분자 곁사슬 구리 프탈로시아닌'을 소자로 사용했으며 전압과 전류에 따라 박막의 전도성을 변화시켜 정보를 저장하고 읽는 방식(WORM)을 사용한다. 이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은 전력 소모가 매우 적다는데 있다.

이 소자는 신호·정보처리 시간이 수십 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수준에 불과해 1볼트 이하의 아주 적은 전력으로도 구동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충전 한 번으로 한 달 동안 사용이 가능한 노트북 컴퓨터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간단한 스핀코팅(용액 상태에서 원심력을 이용한 박막형성 기술) 공정으로 제조가 간편해지고, 생산 비용도 기존의 1/10 수준으로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라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 반도체는 플라스틱 신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쉽게 구부릴 수 있고 3차원적으로 고집적화가 가능하다"며 "향후 접는 전자신문, 전자책이나 노트, 휘어지는 화면, 접거나 입는 컴퓨터와 같은 미래형 디지털 제품에 사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문호 교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전 세계 연구소들도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하고 있는 '걸음마' 단계의 분야"라며 "제품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한 것은 우리가 처음인데다 플래시 메모리의 속도와 대용량화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이른바 '포스트 플래시 메모리(Post Flash memory)' 제품이어서 이번 성과에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에도 고성능 비휘발성 메모리에 활용되는 플라스틱 신소재를 개발한 바 있으며, 이 기술은 15일 신소재 분야의 대표 전문 저널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비휘발성메모리 ⓒ2008 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