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승희 KAIST 박사 학위 수여자… "안되면 될 때까지"

"힘들 때면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반복합니다. 연구하고 실험을 하다보면 안 되는 것이 태반이거든요. 될 때까지 계속 반복하자는 생각이 저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 건설 및 환경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수여받은 박승희 씨. 재학 중 총 8편의 논문을 해외 유명 SCI 저널에 발표해 화제가 됐다.

더구나 현재 2편의 논문이 추가로 심사 중에 있어 조만간 10편의 SCI 논문을 쓴 과학도가 될 전망이다. 박 씨의 주 연구 주제는 '교량의 안전도 평가 기술'. 그는 2005년부터 1년간 학술진흥재단 해외공동연구 지원 사업으로 미국에서 연구한 경력이 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지능형 재료 시스템 및 구조연구 센터'에서 사회기반시설물의 취약 부분을 실시간 감시, 평가하는 자동화 압전 센서노드를 개발한 것이다. "미국에서 기계공학과 수업을 들었습니다. 기계설비나 항공기 구조물에 센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보고 교량에도 적용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죠. 다른 전공을 선택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어 그는 "토목공학 분야는 건축물을 짓는 것에만 주안점을 둔다"며 "나는 지어진 건축물의 유지·관리·보수라는 새로운 분야를 연구했기 때문에 SCI에 논문 8편을 게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박 씨는 자신의 논문 게재는 자기 혼자 이룬 성과가 아니라 지도 교수님과 선·후배 등 팀이 함께 이룬 성과라고 강조하고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의 말을 전했다.

◆KAIST에서만 10년 공부… "박사경력 살려 과학 정치인 될 것"

박승희 씨는 학사시절부터 KAIST에서 공부했다. 미국 연수기간 1년을 제외해도 10년 넘게 KAIST에 몸담아왔다. 그가 말하는 KAIST의 강점은 한 곳에서 꾸준히 연구에 매진할 수 있다는 점. 박 씨는 "환경이 바뀌면 연구에 매진하기가 힘들다"며 "KAIST는 지도 교수님이나 선·후배 등의 연계를 학사에서 박사까지 이어나갈 수 있어 연구를 지속하는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제 박사 학위를 받고 KAIST를 졸업하는 박승희 씨는 미국 포스닥(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준비 중이다. 현재 희망하는 대학에 제안서를 넣은 상태라고 한다. "조금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안목과 견문을 키우기 위해 미국으로 나갈 계획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이루려면 자기계발을 위해 투자해야 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박 씨의 꿈은 정치가다. KAIST에서 공부한 이공계 경력을 살려 국내 과학정책을 좌우하는 정계 인사가 되는 것이 소망이다. 그는 "전문지식을 가진 정치가가 되고 싶다"며 "건설 및 환경공학은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꾸는 일이다. 대한민국을 좀 더 살기 좋은 모습으로 바꿀 수 있는 정치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학 교수 역시 경험하고 싶다고 박 씨는 덧붙였다. 그는 "우선 대학교수가 되고 싶다"며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기술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저 재미있고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했을 뿐이라는 박승희 씨. 그가 우리나라 과학계를 변화시킬, 전문 과학 정치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