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형 함평군수, 제2회 동구청 아카데미서 공직자 비전 제시

"지역을 이끌어가는 것은 공직자들입니다. 우리가 앞에서 잘 이끌어야 지역주민들도 따라오거든요." 대전 동구청에서 실시하는 청내 공직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2회 '창의적 명품인재 육성을 위한 동구 아카데미'(이하 동구아카데미)가 28일 대전대학교에서 열렸다.

이장우 동구청장을 비롯해 400여명의 공직자들이 참석한 이날에는 이석형 함평군수가 '블루오션 전략과 창조경영'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군수는 39세에 함평군수로 취임해 함평을 국가대표행사인 '나비축제' 지역으로 만들어낸 인물. 그는 자신의 함평 혁신사례를 들며 동구청 공무원 들의 '열정'을 강조했다. "공직자는 매사에 긍정적,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덤벼들어야 합니다. 처음 나비축제를 계획했을 때도 반대 목소리가 많았어요. 그래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일이다 싶어 끝까지 밀어붙였죠."

◆남들과 다른 생각 가져야… "차별화가 답이다"

"처음 군수로 취임되고 나서 막막했어요. '여기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엄습했죠. 밤에 잠이 안 올 때면 뒷산에 올라가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때 이 군수의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이 '나비'였다. 그는 "그 당시 어디서도 나비축제를 여는 곳이 없었다"며 "조용히 침몰해가는 지역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둬야 했다"고 말했다.

혈기왕성한 군수의 말에 반신반의했던 함평의 공직자들은 부족한 예산때문에 '망치'를 들고 다녀야 했다. 각종 공공사업을 진행하며 예산을 아끼기 위해 공무원까지 동원했기 때문이다.

이 군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은 다들 전문가가 다 됐다"며 "우리에겐 현장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들이 학습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오합지졸' 같았던 함평 공직자들이 일을 냈다. 1999년에 열린 제1회 함평나비축제가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것. 이것으로 함평은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종의 나비가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청정지역이란 이미지 역시 각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무엇보다 '함평나비축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템 자체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블루오션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군수의 생각이 딱 맞아 떨어진 셈이다. 그는 "많은 과정을 거쳐서 성공을 하게 됐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많은 시련이 있었다"며 "함평같은 작은 군에서도 지역을 특화한 브랜드를 갖게 됐다. 대전 동구 역시 창조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계획한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지역의 경쟁력은 곧 우리 자신의 경쟁력"

"우리가 우리 지역을 경쟁력 있게 만들지 못하면 인근 지역의 통폐합 대상이 될 것입니다. 항상 작은 변방으로만 남게 되는 거죠." 이 군수는 공직자들에게 "끊임없이 생각하고 일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며 "항상 긍정적, 추진력을 갖고 앞을 내다보며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함평은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2008 함평 세계나비 곤충엑스포'를 위한 첫 삽을 뜬 것. 4월 18일부터 6월 1일까지, 약 45일 간 열리게 될 곤충엑스포는 함평을 세계적인 나비축제로 발돋움시키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우리도 나비에만 국한해 앞을 내다보는 것은 아니었다. 항상 전체를 봐야 한다"며 "계속해서 나비와 곤충을 통해 함평을 생태 학습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말했다.

또 이 군수는 동구청 공무원들에게 "우리 나름의 브랜드를 만들고 계속 새로운 가치상품들을 특화시키면 네덜란드나 싱가폴처럼 작지만 경쟁력있는 나라와 대등한 지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무리 똑똑해도 열심히 하는 사람만 못하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일에 미쳐서 즐기는 사람에게 못 당하는 법"이라며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갖고 즐거워해야 변화가 있고 발전이 있다"며 '미쳐보라'고 당부했다.

동구아카데미는 공무원의 자기혁신과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매월 1~2회에 걸쳐 강연을 진행한다. 동구청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실시할 예정이다.
 

▲제2회 동구청 아카데미에 참석한 400여명의 공직자들 ⓒ2008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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