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ENG·수자公 등 잇따라 계약… "새 지재권 도입, 성공적"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산·학협력 체제 구축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서, 새 지식재산권 도입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당초 KAIST는 3월부터 기업과의 연구계약 시, 해당 연구결과에 대한 특허권을 학교 측이 소유하는 새로운 지식재산권 기준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기업과의 연구협력이 위축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나돌고 있던 상황.

그러나 KAIST는 27일 국내 유망벤처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과 10억 원 대 '플라즈마 요소기술 원천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산학협력을 체결한데 이어, 28일에는 한국수자원공사와도 잇따라 연구협약을 체결하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더군다나 KAIST는 지난해 10월 세계적 IT 기업인 M사와 연구계약을 체결할 때도 '연구비는 기업이 부담하고 연구 결과 발생한 지식재산권은 KAIST가 소유한다'는 조건으로 OK 사인을 받아냈다. KAIST는 지난해 말 국내 대기업인 S사와의 연구계약에도 이와 동일한 조건을 적용했다.

해당 기업은 KAIST가 내건 조건에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으나 곧 KAIST의 기술력을 인정, 오히려 연구비를 증액해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새로운 지식재산권이 적용된 지금 산·학협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산업전선 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접촉을 유도하고 있는 박희경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는 "그간 국내 대학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개혁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협력도는 높다"며 "새로운 산·학협력 시스템이 뿌리내리는 날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른 KAIST 관계자는 "MIT가 관련 특허권 규정을 시행한 뒤 연구비가 수년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금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지재권 적용에는 어느 정도 반발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관련 제도가 정착되면 기술료 확보뿐만 아니라 KAIST 연구 기능을 한층 성숙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한편 KAIST는 주성엔지니어링과 반도체·LCD·태양전지 양산장비 분야의 원천기술인 플라즈마 요소기술 확보를 위해 식각장치(Poly-si), 고밀도플라즈마증착장치(HDP CVD) 등 5가지 과제를 공동 진행할 전망이다. 수자원공사와는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 물(Water),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인류가 21세기에 해결해야 할 4가지 당면 과제에 대한 정책개발 및 공동연구를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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