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재고 차기 교장 내정 권장혁 KAIST 교수
부산시교육청은 영재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차기 교장으로 선임한 권 교수를 15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추인, 현재 교육부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다. 영재고에서 교육전문직 공무원 출신이 아닌 교수 출신의 외부 인사를 교장으로 추인하기는 2003년 개교 이후 처음이다.
영재고 학교운영위원회는 영재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올 초 KAIST에 차기 교장의 추천을 의뢰했다. 이에 이광형 교무처장은 1월에 전체교수를 대상으로 공지를 했으나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부산으로 거처를 옮겨야 하는 것과 연구 대신 교육에 집중해야 하는 것 등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또 영재고는 과학기술부와 부산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기관인데 최근 과기부 통폐합으로 지원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권장혁 교수 역시 한참을 망설였으나 영재교육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굳혔다. 좋은 연구 성과를 내는 것 못지않게 인재양성도 보람 있는 일이라는 신념을 갖고 설 연휴 후 이 교무처장의 제안을 수락했다. 권 교수는 교육부의 재가가 나면 3월 1일 취임, 3년 남짓을 영재고 교장을 맡게 된다.
권 교수는 "영재교육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입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영재고 학생들이 입시에 관계없이 대학을 가고 싶으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진정한 영재교육이 이뤄진다면 대학입시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를 위해 그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영재 선발 시스템과 우수 교원 확보, 시설 및 인프라 마련 등 세 가지. 그는 특히 영재 선발에 대해 "입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부모님과의 인터뷰 등을 진행하는 외국의 사례 등을 살펴보고 좋은 부분은 벤치마킹해서 보다 나은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영재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고 훌륭한 시설을 갖춰 영재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영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현재로서는 영재고에 부임 후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며 "영재고에 대한 현황 파악이 끝나면 현재 KAIST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들 중 강의평가 부분을 도입하는 등 세부적인 계획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장혁 교수는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8년부터 KAIST 교수로 재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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