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과학관, 정종경 교수 초청 '과학기술 명사와의 만남' 개최

유전자는 피로 만들어져 있나요?" "오랫동안 공부하셔서 힘들지는 않아요?" 아이들의 거침없는 질문에 과학자가 넉넉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유전자는 DNA로 이뤄져 있고, 아저씨는 DNA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저씨는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가장 즐겁답니다."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조청원)은 13일 정종경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를 초청, 과학관내 상설전시관 '과학기술명사의 방'에서 '과학기술명사와의 만남'을 열었다.

정종경 교수는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는 병에 대해 연구해 온 과학자. 현재는 초파리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 방법을 연구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이 날 '초파리로 사람의 병을 고친다'는 주제로 갑천초등학교 학생에게 자신의 연구성과를 알기 쉽게 강연했다.

◆"초파리 유전자 인간과 흡사…파킨슨병 치료방법 찾을 열쇠 역할한다"

정종경 교수가 연구하는 파킨슨병은 중추 신경계의 퇴행성 질환으로, 파킨슨병에 걸리면 사지와 몸이 떨리는 경직 현상을 보인다. 주로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잘 나타나며,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병이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은 과도한 흡연이나 오염된 물 등으로 인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며 "현재 기술로는 불치병이지만 병의 근본 원인만 안다면 치료할 수 있다"고 말을 꺼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병리 과정을 밝히기 위한 모델 동물.

그는 "가장 좋은 모델 동물은 초파리"라며 "질병 유전자의 약 70%가 초파리에도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의 질병 연구에 많이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초파리는 암컷 한 마리당 100∼200개의 알을 낳는 등 번식력도 뛰어나 조달도 쉽다.
 

▲실험용 초파리를 나눠주는 정 교수 ⓒ2008 HelloDD.com
그는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직접 실험용 초파리를 준비해서 나눠주는 세심함도 보여줬다. 초파리가 어떻게 파킨슨병을 연구하는데 쓰이는 지를 설명한 정 교수는 학생들에게 직접 파킨슨병에 걸린 초파리를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파킨슨병에 걸린 초파리는 정상에 비해 도파민 양이 더 적었고, 겉껍질 속 근육이 파괴돼 겉이 울퉁불퉁했으며, 날개 모양이 정상 초파리와 달랐다. 눈앞에서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 초파리를 지켜보며 학생들은 놀라워했다.

정 교수는 "'세포의 발전소'라 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파괴돼 에너지를 만들지 못해 파킨슨병이 생긴다"며 "미토콘드리아를 보호하면 파킨슨병을 고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초파리를 적극 이용해 미토콘드리아를 지키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기초과학을 원천으로 병원의사, 제약회사와 협력해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정민 갑천초 학생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돼 매우 재미있었다"며 "교수님이 강의도 재미있게 하고, 음료수나 간식도 세심하게 준비해 와서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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