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현 박사 표준화 활동 의장 선출

영화 속에서 바람이 불면 에어컨이 작동하고, 번개가 치면 램프가 깜빡거린다. 또 등장인물이 춤을 추거나 차가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의자가 진동한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2007년 12월 '가전기기 연동, 실감재현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TV나 영화 등의 장면을 집안의 가전제품과 연동시켜 오감을 통한 체험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ETRI가 주도하게 됐다. ETRI는 실감형 미디어생성기술, 일명 '로즈(RoSE·Representation of Sensory Effects)'의 표준화활동을 위한 애드혹그룹의 MPEG 내 신설과 함께 주상현 ETRI 실감형미디어연구팀 박사가 의장으로 선출됐다고 27일 밝혔다.

ETRI는 2007년 4월, 동영상전문가그룹인 MPEG의 제80차 회의에서 로즈의 국제표준화 필요성을 처음 주장했다. 그리고 18일 개최된 83차 회의에서 ETRI와 필립스가 각각 제안한 기고서를 발표, 표준안 마련에 돌입했다.

표준회의에서는 ETRI의 표준요구안에 필립스 측의 제안이 일부 수용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술이 국제 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로즈가 연동할 수 있는 가전제품은 에어컨·난방기·전동의자·전화기·램프·커튼·발향기(發香機) 등 7가지다.

ETRI는 앞으로 연동할 수 있는 가전제품을 20~30종까지 확대하고 2010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ETRI 기술홍보 당담자는 "로즈는 다른 경쟁기술에 비해 미디어 생성·미디어-디바이스 연동·실감재현 등 핵심기술을 세분화한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주상현 박사는 "로즈 기술을 MPEG의 새로운 표준 프로젝트로 구성할 것"이라며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국내외 표준전문가와의 인적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국제표준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