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상 선임연구부장 "한의학 과학화·표준화·세계화 일조"

▲신임 권명상 선임연구부장 ⓒ2007 HelloDD.com
▲신임 권명상 선임연구부장 ⓒ2007 HelloDD.com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형주)은 최근 선임연구부장에 권명상 교수(53·강원대 수의학부대학장)를 임명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선임연구부장을 외부공모를 통해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선임부장은 독일 하노버 수의과대학 면역약리학 박사 출신으로 강원대 수의학부대학 학장 겸 부속 동물병원장을 역임한 특별한 이력으로 연구소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대 학장이라는 타이틀을 뒤로 하고 한의학연과 인연을 맺은 권명상 선임부장에게 연구소 미래비전과 연구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둥지를 튼 지 채 한 달이 채 안됐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의 마냥 즐겁고 보람된다는 권명상 선임연구부장. 약속시간에 맞춰 그의 집무실은 찾았지만, 그를 찾는 손님과 끊이질 않는 전화로 미루어 바쁜 일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의학연 선임연구부장으로 임명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출연연 최초로 공모를 통해 선임연구부장에 선출됐는데 어떤 계기로 응하게 됐나요?

한의학연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권명상 선임연구부장 ⓒ2007 HelloDD.com
한의학연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권명상 선임연구부장 ⓒ2007 HelloDD.com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기 이전에 연구자로서 평소 연구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1987년 독일에서 학위를 마치고 돌아와 대덕의 한 출연연에서 연구원 제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해외 유치과학자 프로그램이 노조 등의 반대로 종료가 되던 시기입니다. 아쉽게도 인연을 맺지 못했고 이후에 강원대 교수로 재직해왔습니다.

그때부터 출연연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요? 늘 애착과 관심을 갖고 출연연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출연연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하는 환경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벽하게 구축된 곳 아닙니까. 기회가 되면 같이 일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대덕과는 한국영장류연구회 회장으로서 2003년에는 안전성평가연구원의 겸임연구원으로 파견되어 영장류연구시설을 셋팅할 때 같이 일한 경험도 있어 그리 낯설지 많은 않습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KIOM의 연구 활성화와 한의학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의대 교수라는 이력이 독특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수의대 교수와 한의학연의 선임연구부장은 연결고리가 없는 것 같은데 한의학연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공모를 신청하고 면접을 볼 때 모든 심사관들이 그 질문을 했었어요. 다들 의아해하시더라고요. 국립대 학장자리를 놓고 오기가 쉽겠느냐는 것이지요. 제가 수의대 교수이긴 하지만, 전공은 면역약리학 입니다. 그 중에서도 천연물 쪽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현재 한국프로폴리스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면역약리학 분야에서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한의학 연구에 접목해 임기 동안 한의학연의 발전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이형주 원장님이 선임연구부장을 공모하면서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국제화 이 3가지에 가장 중점을 두셨다고 합니다. 저 또한 한의학의 세계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만의 한의학이 아닌 세계의 한의학이 되기 위해선 학문의 벽을 넘어 융합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와 한의학연의 만남은 필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19년간 몸담고 있던 강원대에서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한의학연으로 자리를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주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80년대는 교수직보다 출연연 연구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즘은 반대로 출연연 연구원들이 대학으로 이동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저의 결심에 반대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많은 출연연구기관에서 유능한 연구원이 교수로 유출되는 현상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출연연의 선임부장이 학장보다 좋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식의 의견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의견이 다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대덕특구의 출연연은 연구환경적인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으뜸입니다. 그리고 대덕의 경우에는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한데 모여 있어 21세기 연구 패러다임인 융합연구에도 굉장히 유리한 곳입니다. 대학에서 할 수 없는 다른 경험도 할 수 있고요. 저는 이번 저의 선택이 백번 옳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연이 대덕시대를 열며 적극적인 펀딩을 통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한의학계의 캐퍼가 작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실 생각인가요?

“그렇습니다. 한의학연구원은 10여 년 동안 초기 정체기를 거쳐, 이형주 원장님이 취임한 2003년 이후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산이나 인력 면에서 최소한 2-3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연연 중에서는 성장률 면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지요. 또한 이 원장님이 주도하고 있는 성과중심의 경영 시스템도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와 관련해서 아직 우리 연구원이 좀 더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의료체계 내에서 차지하는 한의학의 규모와 수준에 비해서 한의학연구이 차지하는 규모는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 세계화를 위한 정부와 한의계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한의학연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