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듯이 사는 삶 속에 잠시나마 떠올리는 그 때 그 동네
"저녁때면 집집마다 밥 짖는 냄새가 솔솔 풍겨나오고 어머니께 늦게 들어왔다고 맞아 동네가 떠나가라 '곡소리'내던 뒷집 내 친구 명수, 개구리·풀벌레 우는 소리에 한여름 땡볕에도 발을 담그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시린 우리 집 앞 시냇물....." 어린시절을 보냈던 '고향'을 떠올려보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며 이런 풍경과 소리, 그리고 풀내음이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아무런 걱정없이 뒷산, 논밭, 동네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던 어린시절. 누구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 시절 '정든 동네'의 모습입니다. 충남 아산시 외암리 민속마을이란 곳을 아십니까. 이 곳은 대덕밸리에서 약 1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가끔 연구나 사업이 진척되지 않을 때 찾아가보는 것도 지친 심신을 달래는 좋은 방법의 하나일 것입니다. 바쁘게 보낸 일주일을 마감하는 토요일, 슬그머니 '그 때 그 시절' 정겨운 추억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런지요.
외암마을을 들어서면 어느 마을에서나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장승들이 옹기종기 모여 방문객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그리고 맑은 시냇물 위로 깨끗하게 정돈된 돌다리를 건너면 '연인들의 장소' 물레방앗간과 멋들어진 정자가 손님을 맞이하지요.
약 15-16여채의 초가집과 한옥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안으로 들어서자 시골 특유의 구수한 향기가 '코 끝'을 건드리며 마음마저 따뜻하게 만듭니다.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기와, 돌담, 탐스럽게 익어가는 박, 금방이라도 '달짝지근한' 호박죽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커다란 늙은 호박,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널따랗게 펼쳐진 평판, 경운기, 싸리나무 대문 등등 방문객을 '향수'에 젖게 만드는 것들이 널려 있습니다.
마을 한 가운데에는 수령 5백50년, 높이 30m, 둘레 5.3m짜리 느티나무가 '떡'하니 버티고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고요. 아참! 이 나무에 사는 '말벌'들의 예상치 못한 공격도 대비하셔야 합니다. 마을 옆 논길을 걷다보면 깜짝 놀라 논바닥으로 뛰어드는 '맛있는(?)' 개구리도 볼 수 있답니다.
<대덕넷 김영중기자>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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