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표준硏 강대임 센터장

"외부에서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취하던 그건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일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1982년 3월 서울에서 석사학위를 마치고 대전으로 처음 내려 온지 벌써 24년이 되어가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표준보급센터장 강대임 박사가 말하는 현재 필요한 특구의 모습이다.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1만불 시대에서 2만불로 도약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과학기술을 통한 수익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학기술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대덕연구단지. 하지만 그간 대덕연구단지에선 연구결과에 비해 수익을 내는 것에 미흡했다는 것이 공론이었다. 그래서 지난 30년간 대덕연구단지에 축적된 연구역량을 활용하고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 바로 '대덕연구개발특구'다.

강 박사는 "그동안 출연연의 연구는 100%상업화까지 진행되지 않았다"며 "그것은 출연연이 지닌 성격이 기업연구원의 성격과 달랐기 때문이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 연구개발특구로 다시 시작하는 만큼 출연연에서도 상업화에 맞는 연구개발을 준비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그동안의 출연연의 연구원들은 부 창출보다는 성과를 우선으로 연구를 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축적된 지적자산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강 박사는 "축적된 지적자산을 활용하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다"며 "앞으로 연구 성과물이 연구원 자신들의 부로 이어지게 되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대덕 참 많이 변했습니다."

강 박사가 처음 대전에 내려왔을 당시에 대덕은 그야말로 딱 시골이었다. 주변에 주택단지는커녕 시내로 나가는 버스가 겨우 1시간에 한대정도 다니던 형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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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연구단지의 연구원들은 주로 서울 등지에서 찾아와 나름대로 문화수준이 높았다. 하지만 당시 대전엔 문화생활을 즐길만한 곳이 없었고 또 있다고 해도 도로 형편이 너무나 나빠 갑갑한 생활을 겪어야만 했다. 강 박사는 "근처에 다른 건 없고 중국집만 딱 한 곳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회고한다. 그러다 93년 대전엑스포를 통해 빠르게 도로망이 확보되고 이 후 월드컵을 계기로 인프라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그리고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선포.

강 박사는 "그 동안 하드웨어적인 변화는 많이 이뤄졌다"며 "이제 연구개발특구가 되었으니 하드웨어적인 변화보단 소프트웨어적인 변화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 82년 당시의 연구원과 현재 연구원의 차이도 크다. 당시엔 박사들의 수가 적기도 했지만 연구원이 외부와 철저히 단절되어 지역민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각 연구원마다 홍보실 등을 통해 연구원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연구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도...

광주 및 기타지역에서 연구개발특구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에 대해 강 박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장은 경쟁을 통해 발전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특구본부나 시에서 잘 알아서 하겠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덕이 이만큼 커지고 발전하게 된 것은 30년이라는 세월이 투자됐다. 타 지역에서 대덕을 따라오려면 어마 어마한 자본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연구원과 기업들의 활약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강 박사의 자녀들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홍보가 부족했다기 보다 관심의 저하로 생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연구개발특구에서 발생하는 부를 구성원 뿐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나누게 된다면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되지 않겠는가. 아무리 홍보를 한다고 해도 요즘 국민들은 자신의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는 것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강 박사는 "지역민들 중에 특구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문제도 바로 사유 재산건"이라고 지적하며 "나라가 부자가 되기 이전에 자신이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심리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벤처기업의 청약권에 대한 우선권을 지역주민에게 주는 등의 방법을 이야기 했다. "특구본부에서 커다란 밑그림을 잘 그리고 구성원과 지역민들이 비전과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동참하는 한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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