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시티' 집중조명]인프라는 전국 최고...시행은 타 도시에 뒤져

서울, 경기, 충남, 충북, 강원, 부산 등 전국 주요 대도시가 U시티(Ubiquitous city)를 구축하겠다고 나서 U시티 구축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각 도시들이 U시티 구축을 위해 세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할 뿐 아니라 예산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대전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 한발 뒤진 행보를 보이며 늦장을 부리고 있다.

지난 11월 9일 'U-daejeon 비전선포식'을 개최했지만 그 이후로 아직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보유한 대전은 U시티 사업을 추진하는데 최적의 인프라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디게 사업을 추진해 지역 경쟁력을 고스란히 잃어버리고 있다. 부산 U시티를 추진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IT 전문가와 IT 기반이 가장 훌륭한 대전이 U시티를 먼저 추진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시, 내년 상반기에나 전략수립 계획...예산확보도 미진

대전시는 U시티 구축을 위한 비전선포식을 개최하면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ICU(한국정보통신대학교), KT 등과 U시티 구축을 위한 상호 협정을 체결했지만 협력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없다.

다만 U-스마트타운, U-R&D 클러스터, U-ITS, U-웰빙 등 4가지 U시티 건설 방향을 정했을 뿐이다. 내년 상반기 중 '추진기획단'을 별도조직으로 구성해 세부적인 전략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지만, U시티 구축을 위해 내년 2억 5천만원의 예산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부산시가 전략수립 단계에만 3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다른 도시는 U시티를 도시 일부 지역에 실시하지만 대전시는 도심 전역에 U시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기존 도시는 신도시와 달리 U시티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대전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결코 늦은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U시티 구축은 지역발전 '호기'...'생색내기'에 그치지 말아야

각 도시가 U시티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정치적인 선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실제로 많은 지역에서 대한 구체적인 그림도 그려놓지 않고 U시티 구축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전국 도시들이 U시티를 구축하려는 이유는 구축 과정에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대다수 지자체들이 지역민들의 생활수준 향상, 기업 이익 발생, 고용창출 효과 등을 노리고 U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민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U시티의 기본개념.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와 유비쿼터스 정보 서비스를 도시 공간에 융합해 도시의 제반 기능을 혁신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지역이 U시티 사업을 선언하는 수준에서 그쳤고, 현재 전략수립 단계를 밟고 있는 곳이 대다수다. 유비쿼터스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이 명확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광역시 수준의 도시에서는 제일 먼저 앞서 나간 부산시도 이제 겨우 사업전략을 수립했다.

박기식 ETRI 정보통신서비스연구단장은 "U시티가 지자체의 생색내기 사업으로 진행되서는 안된다"라며 "대전은 U시티로 발전하기 위한 잠재력이 큰 도시이니만큼 대덕특구에서라도 유비쿼터스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U시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예산 차원에서도 모든 영역의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우니 대전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화된 서비스영역을 발굴해야 한다"라며 "환경에 컨셉을 맞춰 공기, 수질 등 관리하는 'Clean city'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다른 대덕특구의 한 인사는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가 U시티를 성공적으로 구축해야 이 분야의 기술적인 우위 확보는 물론 외국에도 U시티를 수출할 수 있다"며 "대전은 그 동안 대덕연구단지 내에서는 공동연구망을 구축해 놓았을 정도로 IT 인프라가 훌륭하다. 약간 늦어진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서두르면 U시티 사업에서 돋보이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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