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 경험 없어 아쉬움...특구 성공으로 是非 불식시키기를

대덕연구개발특구 추진본부 이사장이 난항 끝에 결정됐다.

당초 특구 출범과 관련해 이상형으로 거론되던 '글로벌 감각을 지닌 비지니스맨'이 아니라 공무원 출신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초대 이사장 선임은 1년 넘게 난항을 거듭했다.
지난해 한 차례 시도 끝에 적임자가 없어 없던 일로 했고, 올초 공모에 들어갔다가 이 역시 원점으로 돌렸다.

3차 공모에서는 추천 마감 바로 다음날인 지난 9일 3배수 압축을 해놓고도 2주가 넘는 장고(長考)를 했다. 지난 25일 내정자를 비공식적으로 밝혔다. 정부측의 고심 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구인들이 바란 이상형은 아래와 같은 인물이었다.
http://www.hellodd.com/Kr/DD_News/Article_View.asp?Mark=11578

창업자에 해당되는 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카리스마, 국제감각을 갖춘 글로벌 리더, 산업과 R&D 역량의 효율적 연계를 꾀할 수 있는 상업화 능력,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현장 마당발 등이 이사장으로 갖추기를 바랬던 사항이다.

이번에 내정된 박인철 초대 이사장이 이러한 기준에 얼마나 부합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현재로서는 경력 등으로 보아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이 衆論이다.

정부측은 박 이사장을 선임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예산 확보. 특구가 아무리 엔진 용량이 커도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박 이사장은 기획예산처 출신의 고급관료였던 만큼 이 점에서 능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가 가점으로 작용했다.

다른 하나는 특구 추진본부의 체계화. 특구가 처음 출범하며 중요한 것은 체계를 잡는 일이다. 準관조직인 만큼 초기부터 제대로된 체계를 잡는게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중앙 부처에서 쌓은 경험이 크게 쓰일 수 있다는 판단인 듯 하다.

하지만 두 이유는 특구의 달성 목표인 '연구결과의 사업화'란 측면과는 꼭 부합하지는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출범도 전에 비관만 하고, 부정만 할 일도 아니다.
공모제가 좋은 듯도 하지만 무자격자들이 자천타천으로 지원을 하고, 그 가운데서 기업 출신이라고 가점을 주어 뽑았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주위에 적잖게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출신으로 공사 등에 임명돼 처음에는 낙하산이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나 결과적으로는 훌륭한 성과를 냈던 경영인들도 꽤 있기는 하다.

공부 잘 한다고 사회 생활 잘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상형과는 거리가 있지만 좋은 결과를 내면 그것으로 소임을 다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만큼 박 초대 이사장은 더욱 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구의 목적인 연구결과의 사업화와, 이를 통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달성이란 대업에 중추가 돼야한다.

박 이사장이 우선 해야할 일은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다.

과학기술자나 기업인, 시민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특구가 우리한테 의미하는게 무엇인가'하고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특구가 가져올 혜택 보다는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라는 점을 발품을 팔며 설득해야 한다.

특구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이라할 수 있는 기관장들과 때로는 협조하고, 때로는 길항(拮抗) 관계에 있으면서 이들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특구뿐 아니라 산업적으로 이미 성장 궤도에 오른 충남 천안/아산 지역과 충북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풀어야할 과제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는 한국 경제가 4% 성장에도 못미치는 장기침체 국면을 뚫고 3만달러 시대로 이륙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이다.

아무쪼록 초대 이사장이 임명과 관련된 잡음과 우려를 말끔히 잠재우도록 빠른 시일내에 능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특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한국이 기술혁신을 통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퇴임때 특구인들과 국민들로부터 헹가래를 받는 모습을 그려본다.

 

<대덕넷 김요셉 기자> joesmy@HelloDD.com      트위터 : @sseb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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