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는 정부출연연구소 그리고 대덕연구단지 기관장협의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선장으로 재선임된 황해웅 한국기계연구원장은 기계재료분야의 세계적 연구소와 과학대중화를 2대째 임기의 추진과제로 손꼽았다.

올해로 사반세기를 맞은 기계연구원이 한국 기계산업의 기술공급원뿐 아니라 세계적 연구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의 대중화도 내걸었다.한국 과학기술의 요람 대덕밸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과학기술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밖에 대덕밸리의 맏형격인 기관장협의회의 의장으로서 정부출연연 및 민간연 운영과 관련해 벤처기업들과의 역할분담속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과학기술 요람으로 가꿔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황해웅 원장과의 일문일답.

대덕밸리 정부 출연연구소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이 확정됐는데.
“내일부터가 임기다. 출연연구소 원장들 상당수가 (기계연 원장이)단임 할 것인가 연임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연임이라면 대부분의 출연연 기관장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3년 동안 어려웠던 점은.
“98년 출발부터 상당히 어려운 조건으로 시작했다. 기계연구원 뿐만 아니라 출연연구소가 모두 어려웠다. 인력을 감축할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구조조정의 한파 속에 많은 사람이 연구원을 떠나야했다. 떠난자와 남는자로 갈릴 수밖에 없었는데 떠난자 와 남는자 모두 고통스러웠다. 남은 사람들이 전별금을 거둬 주기로 결정한 적이 있다. 전별금을 위해 기본급의 절반을 거둬 주기로 했는데 전원이 동참했다. 노조도 쾌히 동의하는 것을 보고 눈물나게 고마웠다.“

그동안 연구원들의 이동은.
“3년 동안 2백70여명이 연구원을 떠났다. 전체 인력의 40% 수준이다. 정부 출연연 모두가 줄였지만 우리도 상당히 아픔이 있었다. 이런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남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원의 발전방향은.
“기계 산업을 특화 할 것이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말이다. 산업화에도 신경을 쓸 생각이다. 산업경쟁력이 있는 부분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해야한다. 가령 기업과 연계해서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집중한다는 뜻이다. 출연연 전체적인 발전방향을 짚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기계 분야라는 것이 발전이 느린 부분이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시스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산업 전반을 놓고 볼 때 필요한 쪽으로 집중을 해야 한다. 기계연은 IT와 BT,ET 그리고 NT 등 네 가지가 모두 가능하다. 기계는 이 모든 분야의 기반이다. 다양한 부분에서 연구를 할 수가 있다. 가령 검사장비의 경우를 보자. 반도체 기업이 생산하면,그 과정에 필수적인 검사 장비기를 기계연에서 연구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계연의 역할에 대해서는.
“기계를 뺀 IT는 없다고 본다. 물론 소프트웨어가 있다고 하지만 하드웨어가 없는 소프트웨어는 무의미하다. 알다시피 하드웨어는 반드시 기계가 있어야 한다. 기계연은 기계 분야의 전도사가 되겠다.”

연구원 운영계획과 관련해서는.
“원장선거와 관련 불협화음이나 파열음이라는 식의 기사를 본적이 있는 데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조직에서 어떤 사람이든 장이 될 수도 있고 밀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화합이 깨진 적이 없다. 나를 포함해 이번에 출마한 4명 모두가 한마음 일 것이다. ”

인사에 관해서는.
“93년 국방과학연구소장 시절에 3천명의 연구원이 있었는데 이들에 대한 조직도를 그린적이 있다. 인사는 연구소장이 바뀌었다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다. 기계연도 마찬가지다. 인사는 필요한 때만 그때 그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때가 되면 한번씩 하는 인사는 의미가 없다.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가 발생하면 할 생각이다. 98년 전체를 한번 교체 한 적이 있다. 당시와는 많이 다르다. 구조조정이라는 물결이 휩쓸고 지나갈 때인데 이때는 할 수 없이 해야 만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개별적인 평가를 한 후 조정을 할 생각이다.”

기관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 운영방향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철저하게 과학기술인만의 전유물이었다. 이런식으로는 안된다. 과기인만의 잔치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동안은 과기인들과 국민들은 철저히 격리되어 왔다. 일반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과학기술이 대중화 되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정부 출연연 전체가 나서야 한다. 과학대중화를 위해서는 과학자들 스스로가 변해야한다.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과학으로 돌아서야 g나다.”

기관장협의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돈독해야 한다. 연구소가 목에 힘을 주는 기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기관장협의회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 지방자치 단체와의 교류도 강화할 생각이다. 연구소와 과학기술인들인들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 줄수 있어야 한다. 기관장협의회 차원에서 전국의 과학고에 장학금을 주는 제도가 있다. 대덕연구단지에 초등학교가 6개가 있다. 지원을 해주고 있는 데 앞으로 이를 강화할 생각이다. 최소한 지역에 있는 어린이들만이라도 한번 시도를 해보고 싶다. 이런 경험이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시절 어린이 초청행사를 한 적이 있는데 행사를 마친 후 과학자가 되길 원했다. 이후에 편지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말이다. 당시의 어린이가 지금은 인하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졸업하면 과학자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것이 조그만 사례다.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는 정부 출연연구소 그리고 기관장 협의회를 만들어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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