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에게 슈퍼컴퓨터를 개방하겠습니다." 어린애에게 무슨 슈퍼컴퓨터냐라는 의문을 가지시는 분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진단을 받게 될 것 같군요. 조영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는 20일 한국IBM(사장 신재철)과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에 관한 조인식을 체결하며, 슈퍼컴퓨터 대중화를 유난히 강조했습니다.

지난 93년 슈퍼컴퓨터 2호기를 도입한 후 8년 만에 3호기를 도입하는 지라 얼굴엔 기쁜 표정이 넘쳐 흘렀습니다. 조 원장은 "슈퍼컴퓨팅은 현대 과학 발전의 기초"라며 "98년 3호기를 도입하려 했지만 IMF 때문에 무산돼 안타까웠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슈퍼컴퓨팅 능력이 없는 나라에서 과학부문 노벨상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며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든 슈퍼컴퓨팅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도입하는 슈퍼컴퓨터의 연산 능력은 1초에 4.24테라플롭스(초당 4조2천억회의 연산능력). 사람이 계산기를 사용할 경우 약 350만년이 걸려야 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그는 이번에 도입한 아태지역 최고의 슈퍼컴퓨터로 대중화와 전략적 집중 지원이란 두 가지 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우선 슈퍼컴퓨팅 능력 대중화를 통해 과학 기술 기반 수준을 끌어 올릴 계획입니다. 박사급 수준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필요할 경우 슈퍼컴퓨팅 능력을 공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또 고도의 슈퍼컴퓨팅 능력을 필요로 하는 생명공학, 물리학, 화학, 유체역학 등 자연과학 및 응용과학 연구에 집중적으로 슈퍼컴퓨팅 능력을 할당할 방침입니다.

두 가지 방식으로 금세기 초 국내에서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도록 한다는 것이 조원장의 야무진 꿈입니다. 조인식에 참석한 신재철 IBM 사장도 "슈퍼컴퓨터는 컴퓨팅 능력 그 자체보다 활용이 중요하다"며 "조 원장 생각대로 KISTI의 컴퓨팅 능력을 활용해 좋은 성과를 얻기 바란다"고 화답했습니다.

한국IBM은 이번 슈퍼컴퓨터 국책 사업을 위해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은 물론 다양한 슈퍼컴퓨팅 기술을 전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IBM은 단순한 외국계 컴퓨팅 업체가 아니라 우리 국익을 위해 판단하는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것이죠.

KISTI와 한국IBM이 협력해 이룬 아시아태평양 최고의 슈퍼컴퓨팅 능력으로 우리나라가 기초과학 선진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inews24 박형배기자 arte@in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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