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소식을 듣고 뒷산에 올라가서 엉엉 울었습니다. 3년 동안 집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마누라와 다투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데요.” 11일 오후 갤러리아 타임월드 인근 홍콩 삼겹살. 대덕밸리에서 다섯 번째로 코스닥 친출에 성공한 아케이드 게임 벤처기업 지씨텍(대표 이정학)의 축하 회식자리다.

3년여 동안 살림을 도맡아 해온 전택수 관리이사는 80여명의 직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코스닥 진출을 자축했다. 삼겹살을 안주삼아 전 직원들에게 축하주를 돌린 이 자리에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정학 사장 역시 의연하려 했지만 흥분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어젯밤에는 잠이 안오더라구요. 밤새 뒤척이다가 6시쯤에야 잠이 들었는데 10시20분쯤 축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달려갔습니다.” 대덕밸리에서는 최단 기간인 3년만에 코스닥 진출 신화를 일군 이사장은 소주잔을 번쩍 들고 임직원 한명 한명을 호명하면서 어려웠던 3년을 회상했다. "지씨텍은 대전시민 3백여명이 참여한 대전시민의 벤처기업입니다. 그리고 충남대 TBI,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과학공원 등을 거쳤습니다. 대덕밸리의 역사이지요."

이 사장의 일장 연설에 이어 임직원들의 축하 세레모니가 줄을 이었다. 김원진 실장이 소주병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노력하자. 일본의 세가도 알고 보면 별거 아니다.뛰어넘지 말라는 법은 없다."(우뢰와 같은 박수) 만족하지 말고 다시 한번 도약하자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재영 부장은 “지씨텍은 세계 초일류의 아케이드 게임 메이커로 만들기 위해 다함께 도약하자”며 ‘지씨텍을 위하여!!!’라고 외쳤다. 이에 질세라 임모 영업부장이 벌떡 일어섰다. “지금까지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는 뒤를 돌아봐야 한다. 뒤를 다지면서 세계 제일이란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이제 됐다'라는 식의 씨잘데기 없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는 게 좋다.”

이사장이 마지막으로 소개한 것은 여직원들. 지씨텍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정옥선 실장은 ‘배고프면 언제든지 달려오라’며 건배 제의를 했다.여직원들의 모임인 목련회 회장이면서 지씨텍 내부 화합의 일등공신이기도한 비서실의 이분희씨는 ‘지씨텍의 영원한 발전을 위하여’라는 말로 축하인사를 대신했다. 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이 사장의 중대발표도 있었다.

이 사장이 풀어놓은 특별 보너스는 전직원의 단체 해외 MT. "9월쯤 필리핀의 한적한 섬으로 진직원 MT를 가자. 부부동반도 가능하다. 처녀총각의 경우 상대방 부모의 동의서를 첨부하면 역시 공짜다.” 이 사장의 약속이 지켜질지는 두고 볼일이다.
지씨텍 코스닥 등록 축하 한마디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