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화배우 고수는 거액의 자비를 들여 자신을 알리는 PR 광고를 했다. 선거 때 하는 개인광고는 봤어도 이처럼 개인을 알리는 광고를 한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TV, 신문, 잡지 등 매스컴 홍보만으로 만족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비록 많은 돈이 투입되었지만 이번 광고가 고수라는 연예인의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광고를 주도한 매니지먼트 회사의 얘기이다. 아이디어맨 전유성, 국민가수 조용필, 몸짱 아줌마 정다연, 언어의 마술사 김제동 모두 나름대로 자신만의 개인 브랜드가 있는 사람들이다. 기업처럼 개인에게도 브랜드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경상도 남자는 무뚝뚝하다, 셋째 딸은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 해병대출신은 의리가 있다, 모대학 출신은 추진력이 강하다…. 세상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다. 고정관념은 수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개인브랜드란 개인에 대해 일종의 고정관념을 갖게 하는 것이다. 개인 브랜딩은 단순히 좋은 이미지, 자기 PR을 뛰어 넘는다. 개인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해 단일하고 명료한 존재 이유를 밝혀주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체성을 찾고, 실현하고, 알려야 한다. 개인브랜드는 믿음을 준다. 블랙홀에 대한 똑같은 얘기도 스티븐 호킹 박사가 얘기하면 훨씬 큰 믿음이 가는 것이 그 때문이다. 브랜드는 믿음을 파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명확한 컨셉트가 필요하다. 고객에게 제시되는 단일하고 명료한 연상. 이것이 키 포인트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가장 잘 하고, 가장 자신 있고,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 이를 밝히는 것이다. 개인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내부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외부고객은 절대 만족하지 않고, 내부고객이 움직이지 않으면, 외부고객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에게 만족하고 만족할만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다음은 외부고객이다. 그 중에서 시키지 않아도 긍정적인 구전을 하는 적극적 지지자 (Advocator)를 잘 관리해야 한다.

사회자로 유명한 김제동씨의 팬클럽은 주기적으로 김제동 어록집을 만들어 배포한다. 누가 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이런 행위를 해서 김제동씨의 주가를 올린다. 영화배우 장동건씨의 팬클럽은 착한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일을 통해 장동건씨에 대해 더욱 좋은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예전의 인기코미디언 이주일씨는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바로 자신의 단점을 솔직히 인정한 것이다.

엘지 트윈스의 차명석 투수코치도 비슷한 사례이다. 아나운서가 “기억에 남는 올스타추억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변한다. “많습니다. 저는 올스타로 뽑힌 적이 없어 그 기간엔 늘 가족과 여행을 했거든요….” 또 홈런이 터진 후 아나운서가 “저런 상황에서 홈런 맞았을 때의 기분은 투수 당사자말고는 아무도 모를겁니다.”라고 얘기하자 “저는 잘 압니다. 현역 시절 홈런을 많이 맞아봤거든요.”라고 얘기함으로써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

이처럼 단점도 잘 하면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이효리는 원래 청순하고 소녀적 이미지를 가진 가수이다. 그런데 개인음반을 낸 이후 섹시하고 성숙한 이미지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그 카테고리를 장악했다. 이처럼 해당 카테고리를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듬어야 한다. 정교화란 초기에 설정한 목표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컨셉트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 분야의 대가가 되는 것이다.

대가가 된다는 것은 그 분야의 대명사가 되는 것이다. 신승훈은 발라드를 잘 부르는 남자 신인가수였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연기자로 변신하고, 사회자가 되기도 하는데 그는 발라드 가수만을 고집해 그 영역을 장악했다. 관련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진영은 원래 김건모의 백댄서였다. 그러다 가수가 되었다. 지금은 “비” 같은 초대형 가수를 발굴하고 매니징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극배우에서 사회자로 그러다 난타 같은 문화 상품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PMC의 대표가 된 송승환씨도 마찬가지이다.

CEO의 개인브랜드는 더욱 중요하다. 때로는 기업의 주가를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현재 여러분의 브랜드는 어떤지, 어떻게 브랜드 포지션을 하고 싶은지,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글 =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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