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경쟁체제인 국내 통신시장의 구조 때문에 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로의 통화(LM통화)에 ‘이중 마진’이 발생,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비싼 통화요금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 총장 안병엽) 경영학부 박명철 교수와 이 학교 박사과정 이상우씨는 지난 2~3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학회 아시아 인도양지역회의'서 ‘이동통신 요금의 이중 마진 구조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박 교수등은 논문을 통해 “현행 LM통화의 경우 유선부분에서는 한국통신의 망원가와 마진이, 무선부분에서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망원가에 마진이 각각 붙는 형태로 요금이 결정되고 있어 결과적으로 이중마진으로 인해 LM요금이 비싸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논문에서는 이중마진이 발생하는 이유로 ▲이동통신 사업자간 번호이동성이 제공되지 못하고 ▲접속료 산정에 있어 모든 사업자간 동일하게 단일접속료 요금이 책정되며 ▲유선을 비롯한 무선사업내에 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론상으로는 유무선 시장에 완전경쟁체제가 도입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무선 업체간의 망 접속료 결정에 경젱체제를 도입하고, ▲이동전화 수신자도 요금을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유무선 업체간의 접속료는 정확한 망 원가 산정이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와 018, 019 등 후발 사업자의 망 원가를 적용할 경우 원가가 지나치게 높아져 통화요금이 비싸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4개 이동전화 회사가 한국통신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SK텔레콤의 망원가를 대표원가로 적용하고 있다.

박 교수는 그러나 협상이 개별적으로 이뤄져야 경쟁을 통해 접속료가 낮아지고 통화요금도 인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발신자만 부담하고 있는 요금구조를 미국이나 홍콩 처럼 수신자도 부담하게 함으로써 전체 볼륨을 키워 통화료를 인하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소비자들이 이동전화 가격에 민감할 경우 수신자 부담요금은 오히려 이중마진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시장보급률이 50%를 넘고 가격 민감도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교수는 전화인터뷰를 통해 “접속료 산정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수신자에게 요금을 부담케 하는 문제는 통화요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이중마진의 해결책으로 곧바로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안은 어디까지나 학술논문으로서 이론상 제시된 해결책으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뉴스24 최병관기자 ventu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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