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인물]표준硏 이호성 부장...'물리의 해' 맞아 기초과학 관심을

"올해는 아인슈타인 100주년을 기념하는 '물리의 해'입니다. 올 한해만큼은 우리나라도 아인슈타인같은 천재과학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과학계 토양 개선을 고민해 봅시다." 오는 21일 '물리의 해' 선포식을 앞두고 한국물리학회 사업이사로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광기술표준부장의 말이다.

그는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의 물리학자들이 UN에 요청, 2005년을 '세계 물리의 해'로 정했다"면서 "올해만큼은 한국의 아인슈타인 탄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진정한 고민을 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천재에 대한 기대나 열망이 적다. 설사 천재가 태어났다고 해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학계 분위기와 대학입시에만 목을 메달고 있는 교육제도 때문에 천재로 자라나기 힘들다"면서 "상대방 능력을 잘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를 지양하고 잘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사회적으로 적합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학원 등 빡빡하게 짜여진 스케줄 때문에 생각할 시간 자체가 없다"며 "교육·사회환경이 뒷받침돼야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과학자도 탄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이 부장은 현 연구 시스템이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외국에서 좋은 업적을 내던 물리학자도 국내에 들어오면 행정적 업무나 청치인 자문 등으로 바뻐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출퇴근 등 연구원의 여러 제도를 좀더 유연하게 바꾼다면 황우석 박사와 같은 성공적인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이 부장은 "과학자는 연구를 즐기는 과정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예술가와 같다"며 "연구활동을 단순한 밥벌이로 생각하지 말고 고려청자를 빚던 도공처럼 예술작품을 탄생시킨다는 심정으로 하자"며 동료 과학자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물리의 해'를 기점으로 기초연구 활성화시켜야"

2005년은 물리학자에게 특별한 해이다. 지금으로부터 1백년 전 아인슈타인이 물리학의 역사를 바꾼 세가지 논문(광양자가설, 브라운운동,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1955년 4월 76세의 나이로 사망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이 흐름에 발맞춰 한국물리학회가 주축이 돼 '물리의 해' 선포식 및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 발표 100주년을 기념한 전시회, 학술회의, 일반강연 및 공연, 청소년물리홍보대사 선발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1년 동안 열린다. 대전에서도 오는 8월 말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리는 '사이언스 페스티벌'에 물리축제를 계획하고 있고, 9월 말에는 대전·충청지역 물리교수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이 부장은 "말 그대로 물리(物理)는 만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첨단문명에서부터 예술작품, 철학 등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라며 "올해 행사를 계기로 물리 등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부장은 물리학의 가장 중심이 되는 표준연에서 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리학회 운영진에서도 유일한 연구원 출신인 만큼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최근 기초과학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물리학자의 논문이 세계적인 과학저널에 속속 소개되는 것을 보니 더욱 희망이 보인다. 이런 노력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일하겠다." 아울러 그는 "한명의 천재과학자가 국민을 먹여 살릴 수도 있다"며 "일반 사람들도 물리를 즐길 수 있도록 대전시나 정부가 기초과학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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