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특구를 만드는 사람들-②]김창환 대전시 경제과학국장

지난 2002년 10월 대덕전문연구단지관리본부에서 대덕R&D특구에 대한 첫 회의가 열렸다. 각 기업체와 학교, 충남, 충북 공무원들이 함께 모여 특구를 세우기 위한 논의를 추진한 것이다. 이 때 '특구는 대덕지역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현재 대전시 경제과학국을 총책임지고 있는 김창환 국장. 그는 외국에서 한국을 볼 때 R&D특구는 국가적인 연구단지로 단 한개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시 특구의 범위를 한정시켜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을 펼쳤다.

충남, 충북 공무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렇게 시작된 R&D특구 사업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하고 현재에 이르렀다. 김 국장은 대전을 과학기술도시로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지난 12월 28일 경제과학국 신임국장으로 취임한 그는 대덕R&D특구 지정을 위해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 실천하고 대응논리를 개발하는 등 특구 제정을 가시화 시켰다.

또 대전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 8개 분야 22개 사업을 발굴해 핵심산업으로 육성했으며, 첨단산업진흥재단과 전략산업기획단을 설립해 효율적으로 추진해 왔다.

"상암-송도-대전 'U-트라이앵글 사업' 추진하겠다"

김 국장은 대전시의 전략인 '4+4 정책'을 중점적으로 키우고 기업과 연구소, 학교 등 대덕내의 정보 교류를 넓혀 주기 위해 애쓸 것을 강조했다. 또, 작년에 개최됐던 중국, 일본, 한국 3개국이 함께한 '환황해권 경제과학기술교류' 모임이 오는 10월 대전에서 개최되며 전국기능경진대회, 2004과학축전 등 굵직한 행사들이 많이 열릴 계획이라며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정보통신부에서 5천억원을 들여 진행 중인 서울 상암과 인천 송도를 엮는 유비쿼터스 사업에 대전을 추가해 트라이앵글 구도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이를 위해 이미 제안을 끝낸 상태다.

"특구지원본부는 대전시가 주도적으로"

김 국장은 올해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추진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될 것은 '특구지원본부'의 설립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원본부 기획단을 만들기 위해 대전시청 13층에 사무실도 만들어 놓은 상태다.

그는 "지원본부는 대전시가 주도적인 역할로 끌고나가야 한다"며 "정책을 지방자치에 두고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진돼야 할 것이 특구를 실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김 국장은 '~할 수 있다'라는 항목들을 '~는 해야 한다'는 항목으로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R&D특구 육성종합계획'을 세우기 위해 공청회를 열고 지역 산학연의 의견을 많이 들을 계획이다. 이를 집약해 계획을 세울시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첨단도시 위해 공간적 클러스터 만들겠다"

대전시의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과학주권 한국, 첨단도시 대전'이다. 이는 과학기술에 대한 부분은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대전시가 리드해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김 국장은 이를 위해 대전시에 있는 기업들을 첨단화 시킬 것을 강조했다. 그 동안 연구에만 한정돼 있던 대덕연구단지를 산학연간 협력을 통해 상업화에 성공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한남대와 대전대, 배재대 등 지역대학들이 대덕밸리로 들어오려고 추진중"이라며 "연구소와 학교, 기업의 모든 것이 통합된 '공간적 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의 노하우가 연구소의 노하우와 합쳐져 기업에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 국장의 의지다.

기업인들에게 '인기 만점'

김 국장은 대덕 기업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기업인들이 와락 껴안고 축하를 해줬을 정도다. 그는 예전 2년 2개월간의 과학기술과장 시절에 대덕 기업을 위해 일하려고 직접 기업을 찾아다니고 그들과 융합되도록 애썼다.

처음 과학기술과장이 되어 기업에 찾아갔을 때는 기업인들이 모두 행사나 일이 많다고 도망다니기 일쑤였다. 그 때부터 김 국장은 그들과 친밀해지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해왔다. 우선 기업인 및 연구원들과 말이 잘 통할 수 있도록 IT, BT, NT 등 과학 용어들에 대해 익히며 코드를 맞춰 갔다.

이후 경제정책과장으로 발령받은 후에는 첨단산업진흥재단을 설립해 대덕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김 국장은 "공무원의 마인드는 기업들을 도와줘 생산을 유발시키고 부가가치를 창출시키는 데 촛점을 둬야 한다"며 "그래야 기업이 잘 되고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난 12월 첨단부품소재 클러스터가 창립하는 날 경제과학국장으로 발령을 받았다"면서 "앞으로 잘 해왔던 것들을 더 좋게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기업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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