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기고 - 이태형 과학칼럼리스트

지난 7월 1일 토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우주탐사선 카시니호가 드디어 오는 12월 25일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타이탄 탐사에 나선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카시니호에 실려 있는 타이탄 탐사선 호이겐스호가 드디어 타이탄 착륙을 위해 12월 25일 발사되는 것이다.

카시니호에는 타이탄의 탐사를 위해 유럽 ESA(The Europe Space Agency)에서 제작한 호이겐스호가 실려져 있다. 호이겐스는 성탄절에 카시니호에서 발사되어 내년 1월 14일경 타이탄에 착륙하게 된다.

현재까지 카시니호가 타이탄에 근접하여 촬영한 결과에 의하면 타이탄의 얼어붙어 있는 표면에 지구 생명체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다량의 탄소 함유 유기물질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타이탄에는 현재 다양한 지질활동이 탐지되고 있는데, 금성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용암 흐름을 보여주는 줄무늬와 바위로 추정되는 삼각형 모양의 융기, 얼음 호수 등도 관측되고 있다.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은 수성이나 명왕성보다 크며, 지름이 5,150km로 달보다 1.5배나 크다.

타이탄은 1943년 대기층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대기의 주성분이 질소이고 메탄가스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지구형 천체의 경우 지구 이외에 이런 대기를 가진 곳은 타이탄이 유일하다.

금성과 화성의 경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진 대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탐사선까지 착륙시키면서 타이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타이탄에서 지구 생명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타이탄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대기를 갖고 있는 위성이며, 물론 그 대기가 지구의 초기 대기와 매우 흡사하다는 데 더 관심이 끌리고 있다. 토성 대기의 대부분은 지구와 같은 질소이며, 일부 메탄가스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메탄가스는 태양빛을 받아 분해되면서 액체 상태의 탄화수소 화합물을 만들게 된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액체 탄화수소로 된 바다나 호수가 타이탄에 존재하며, 그 모습이 마치 40억년 쯤 전 지구에 생명체가 처음 생겼을 때와 비슷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1월 14일, 호이겐스호는 타이탄의 대기 속으로 들어가면서부터 약 4시간 정도 다양한 영상 자료를 지구로 보내올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이 11월 23일 공개한 타이탄의 사진에서는 남극지역에 밝은 구름이 인상적으로 나타나 있다.

지구에서 7억km 정도 떨어진 이곳에서 과연 과거 지구 생명 탄생의 비밀을 풀 열쇠를 얻을 수 있을 지 내년 1월이면 밝혀질 것이다.

호이겐스호는 타이탄의 대기권에 진입한 후 고도 150km 정도부터 카메라와 레이저 장치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탐사를 펼칠 예정이다. 호이겐스가 타이탄의 대기를 통과하면서 보내올 영상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호이겐스호가 어떠한 방식으로 타이탄에 착륙하게 될 지는 현재 아무도 모른다. 타이탄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이겐스호의 착륙 시나리오는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 얼음 위에 충돌할 경우, 액체 상태의 탄화수소 바다에 착륙할 경우, 그 외에 부드러운 표면에 착륙 경우 등 각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가 준비되고 있다.

어느 경우이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우주에서 들어오는 가장 큰 뉴스는 바로 타이탄이 될 것이다. 타이탄의 멋진 영상을 기대하며 호이겐스호의 타이탄 탐사가 성공하길 모든 과학자들과 함께 기원한다. <출처: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